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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중앙아시아에 울려 퍼진 고려인들의 아리랑
  • 한선미 기자
  • 등록 2017-08-21 10: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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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환경연합 한선미 기자]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원장 이상진)은 고려인 강제이주 80주년을 맞아, 관련 영상물을 공개한다. 이번에 공개한 영상(1946년 제작)은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된 고려인들의 다양한 생활상을 담고 있다. 이 기록물은 국가기록원이 카자흐스탄 영상기록보존소의 협조를 받아 직접 발굴하여 기증(‘17.6.19)받았다.

1946년에 제작된「선봉」은 구(舊) 소련 정부가 중앙아시아로 이주한 고려인들의 성공적 정착을 선전하기 위해 제작된 것이다. 이 영상은 1937년 고려인 강제이주 이후 10여 년이 지나지 않아 집단농장(꼴호즈, Kolkhoz)을 중심으로 고려인이 정착한 과정과 다양한 생활상을 담고 있어 주목된다.

또한, 당시 고려극장의 걸출한 여성 예술가인 이함덕을 비롯해 고려극장의 연출가인 연성용의 노래인 ‘씨를 활활 뿌려라’ 등을 담고 있어 가치를 더하고 있다.

특히, 영상에 담겨져 있는 ‘아리랑’은 흔히 우리에게 알려진 아리랑과 달리, 1926년 나운규가 제작한 ‘아리랑’ 이전에 불린 원형에 가까운 것으로 전문가들은 그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진용선 아리랑박물관장은 “이번에 공개한 아리랑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불리고 있는 아리랑과 다른 것으로, 중앙아시아에서 불렸던 원형에 가까운 음원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라고 평가했다.

한편, 1933년 연성용이 작사·작곡한 ‘씨를 활활 뿌려라’의 노래에서 고단했던 고려인들이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노력했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에헤~ 뿌려라 씨를 활활 뿌려라 / (중략) / 이 넓은 농판에 씨를 뿌려 풍작의 가을이 돌아오면 누렇게 누렇게 변해서 우거져 우거져 파도치리 / 에헤~ 뿌려라 씨를 활활 뿌려라 / 땅의 젖을 짜먹고 와삭와삭 자라게”라는 가사에서 이 노래가 중앙아시아 고려인들의 농부가이자 희망가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에 공개한 영상에서는 한글 학습, 디딜방아, 음식, 놀이문화 등 고려인들의 다양한 생활상을 엿볼 수 있어 흥미롭다.

고려인 집단농장의 학교 간판에 ‘선봉중학교’라고 한글로 쓰여 있는 모습과, 어린 학생이 칠판에 꼭꼭 눌려 쓴 한글인 ‘친목한’이란 단어를 통해 고려인들의 뜨거운 교육열과 한글사랑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외에도 한국 음식과 여전히 젓가락을 사용하고 있는 모습, 발로 디딜방아를 찧는 모습, 춤과 노래를 부르며 흥겨운 한 때를 보내는 모습에서 다양한 고려인들의 삶을 엿볼 수 있다.

이상진 국가기록원장은 “올 해 고려인 강제이주 80주년을 맞아, 이번에 공개한 기록물을 통해 중앙아시아 고려인들의 고단했던 삶을 되짚어보고, 역사에 영원히 기억될 수 있도록 관련 기록물 수집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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