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수질기록 상습 조작...공공 하·폐수처리장 8곳 적발
  • 김경훈 기자
  • 등록 2018-11-16 13:41:16

기사수정
  • 수질 원격감시장치(TMS) 조작 및 하수 무단방류

[일간환경연합 김경훈 기자]환경부(장관 조명래)는 올해 5월부터 9월까지 환경사범 기획수사를 통해 약 5년간 수질 '원격감시장치(Tele Monitoring System, 이하 TMS)'의 기록을 상습적으로 조작한 포천시 A하수처리장 등 전국 8곳의 공공 하·폐수처리장을 적발하고 관계자 26명을 최근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적발된 공공 하·폐수처리장을 유형 별로 살펴보면 수질측정 상수값 임의변경 1곳, 시료 바꿔치기 2곳, 영점용액 바꿔치기 1곳, 최대측정가능값 제한 1곳 등 TMS를 조작한 5곳과 미처리 하수를 무단으로 방류한 3곳이다.  

대표적으로 포천시 산하 A하수처리장의 위탁운영업체는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간 총 2만여 회에 걸쳐 수질오염물질인 총질소(T-N) 항목 값이 방류수 수질기준인 20㎎/L에 70%에 접근하면 TMS의 측정 상수인 '전압값'을 낮추는 방법으로 법망을 피해왔다.

A하수처리장의 위탁운영업체는 총질소 측정기기의 정상적 운영방법인 일반모드에서 '전압값'을 바꾸면 변경 이력 정보가 자동 저장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변경 이력이 남지 않도록 비밀모드로 바꿔서 사용했다.

비밀모드가 '전압값' 변경 이력이 저장되지 않는 점을 악용해 증거가 남지 않도록 치밀하게 범행을 저지른 것이다.  


환경부 환경조사담당관실은 이번 수사에서 A하수처리장 등의 현장에서 확보한 측정기기 저장장치에 대한 디지털포렌식(Digital forensic)을 통해 측정기기에 남아있는 '전압값' 변경 이력의 자료를 확보하여 조작 사실을 밝혀냈다.

디지털포렌식은 컴퓨터,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에 저장된 정보(데이터)를 분석해 증거를 확보하는 과학적인 수사 절차와 기법을 말한다.

A하수처리장 등에 대해 TMS 관리기관인 한국환경공단은 조작 시도를 차단하기 위해 TMS실 출입문 개폐여부를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있었지만, 위탁운영업체 직원이 창문으로 들어가거나 출입문 센서를 조작하여 닫힌 상태인 것처럼 속이는 수법으로 TMS를 조작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나주시 산하 B폐수처리장의 위탁운영업체는 총인(T-P) 농도가 방류수 수질기준인 0.3㎎/L을 초과할 우려가 있을 경우, 미리 준비한 깨끗한 물이 담겨져 있는 약수통과 측정시료를 바꿔치기하는 방법으로 수질 TMS를 조작하여 단속을 피했다.

영천시 산하 C폐수처리장 위탁운영업체는 2017년 12월부터 2018년 4월까지 화학적산소요구량(COD), 총질소(T-N), 총인(T-P), 부유물질(SS) 등 4개 항목에 대해 방류수 수질기준을 초과할 우려가 있을 경우, TMS 측정기기를 점검 중으로 변경한 후 시료를 바꿔치기하는 수법으로 총 25회에 걸쳐 측정값이 방류수 수질기준을 초과하지 않도록 조작했다.

옥천군 산하 F하수처리장의 위탁운영업체는 최종처리수가 아닌 미처리 하수를 저장탱크에 이송하면서 저장탱크 상단에 설치된 바이패스(by-pass) 배관을 통해 빗물 맨홀로 방류하는 수법으로, 2013년 1월부터 2018년 5월까지 6년간 총 1,600여 회에 걸쳐 약 18만 톤의 미처리 하수를 하천으로 무단 방류했다.


바이패스(by-pass) 배관: 공공하수처리시설에서 하수관거가 합류식인 경우 집중호우 시 설계하수량 보다 많은 하수량이 유입되어 공공하수처리시설의 기능이 상실될 우려가 클 때 최종처리하지 않고 방류하게 되는 배관

F하수처리장의 위탁운영업체는 저장시설에 미처리 하수가 충분히 저장되면 이송펌프 운전을 중지하는 자동센서를 설치하지 않고, 정해진 시간이 되면 자동으로 펌프가 작동되는 타이머스위치를 설치하여 미처리 하수를 무단으로 방류했다.

환경부는 이번 기획수사 결과에서 드러난 문제점에 대하여 수질 측정상수 관리와 TMS실 출입관리 강화, 수질 TMS 조작금지 및 처벌 대상 확대, 조작 우려가 있는 비밀모드가 탑재된 측정기기에 대한 점검 강화 등 개선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마재정 환경부 환경조사담당관은 "지속적인 단속에도 불구하고 수질 TMS 측정기 조작행위 등이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관리대행사가 TMS를 조작했을 때 지자체로부터 얻는 상대적 이익*이 적발 시 받게 되는 벌금 등의 불이익보다 몇 배나 크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미세먼지, 폐기물, 유해화학물질 등 사회적으로 민감한 오염물질 배출 분야에 대해서는 환경특별사법경찰단의 수사 등을 확대하고 중대 환경범죄사범의 처벌을 강화하겠다"라고 밝혔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포토뉴스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대학교 학생상담센터에서도 마약 상담 가능… 식약처, 예방·상담 표준 매뉴얼 배포 식품의약품안전처는 4일 대학생들의 마약 노출 위험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대학 내 학생상담센터에서도 전문적·체계적인 마약 예방 교육과 상담을 제공할 수 있도록 ‘마약예방 교육·상담 표준매뉴얼’을 배포했다고 밝혔다.식약처는 최근 클럽·파티 문화 확산과 디지털 환경 변화 등으로 인해 대학생이 마약을 접할 ...
  2. 현대제철, 고급 철스크랩 확보에 1,700억원 투자 현대제철이 고품질 철스크랩 확보를 위한 대대적인 투자에 나선다.현대제철은 철스크랩 가공설비인 `슈레더(Shred-der)` 설비 도입 등 저탄소 원료 고도화에 오는 2032년까지 총 1,7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이번 투자에는 슈레더 설비 신규 도입과 함께 포항공장 및 당진제철소 철스크랩 선별 라인 구축 등이 포함된다.슈레더는 폐자동차&middo...
  3. 한화, 중동·아프리카에 K9·천무 솔루션 제안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가 수교 30주년을 맞은 중동·아프리카(MENA)의 주요 협력국 이집트에 2026년 본격 전력화된다. K9을 포함해 다연장 정밀유도무기 천무, L-SAM(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천검 등 MENA 시장의 맞춤형 솔루션도 이 지역에 선보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집트 카이로에서 1~4일까지 열리는 ‘EDEX 2025(이집트 방산 전...
  4. 가스공사, 남동발전과 개별요금제 천연가스 매매계약 체결 한국가스공사(사장 최연혜)는 12월 11일 대구 본사에서 한국남동발전(사장 강기윤)과 발전용 개별요금제 천연가스 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이날 행사에는 박성준 가스공사 영업처장과 강호선 남동발전 조달계약처장을 비롯한 양사 관계자 10여 명이 참석했다.이 계약으로 가스공사는 2027년부터 2036년까지 10년간 분당복합화력발전소 1.
  5. 석유화학 통상압력 고조… 정부·업계 “민관 합동 대응 강화” 정부가 9일 석유화학 업계와 간담회를 열어 글로벌 공급과잉과 주요국 수입규제 등 통상압력 증가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하며 민관 합동 대응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서울 한국화학산업협회에서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주재로 국내 주요 석유화학 기업들과 통상현안을 공유하고 대응 전략을 모색하는 간담회를 ..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