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한-인도네시아 CEPA 실질 타결…신남방정책 탄력
  • 한선미 기자
  • 등록 2019-10-17 15:28:50

기사수정
  • 철강·자동차부품 등 발효 즉시 무관세…농수임산물 양허 제외

[일간환경연합 한선미 기자]우리나라와 인도네시아가 협의해온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이 사실상 타결되면서 정부의 신남방정책도 탄력을 받게 됐다.

 

인도네시아는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의 인구 면적 국내총생산(GDP)의 40%를 차지하는 대국으로, 정부가 추진해온 신남방정책의 핵심 국가다.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인도네시아 무역부 엥가르띠아스토 루키타 장관은 1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외곽 땅그랑에서 “한국과 인도네시아 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이 실질 타결됐다”고 선언하고 같은 내용의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6일(현지시간)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땅그랑에서 엥가르띠아스토 루키타(Enggartiasto Lukita) 인도네시아 무역부 장관과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이 실질 타결 되었음을 선언하고, 이같은 내용의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이로써 인도네시아는 문재인 대통령의 아세안 첫 순방 국가이자 최근 개시 또는 재개한 대(對)아세안 양자협상 국가 중 첫 번째로 성과를 낸 나라가 됐다.

CEPA는 자유무역협정(FTA)의 일종으로 양국간 상품·인력이동뿐만 아니라 포괄적 교류·협력까지 포함하는 무역협정이다.

 

이번 협정을 통해 한국은 수입품목 중 95.5%, 인도네시아는 93.0%의 관세를 철폐하는데 합의했다.

이에 따라 시장 개방 수준이 한국은 품목 수 기준 90.2%에서 95.5%, 수입액 기준 93.6%에서 97.3%로 올라갔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품목 수는 80.1%에서 93.0%, 수입액으로는 88.5%에서 97.0%로 개방도가 높아졌다.

품목별로는 자동차용 철강제품인 열연강판(관세율 5%), 냉연강판(5∼15%), 도금강판(5∼15%)과 합성수지(5%), 자동차 및 부품(5%) 등 수출 금액이 큰 우리 주력 품목에 대해 관세 철폐를 통해 인도네시아 시장 수출 여건을 개선했다.

 

특히 철강제품, 자동차 부품, 합성수지 등 주요 품목은 발효시부터 무관세가 적용된다.

아울러 인도네시아측은 섬유와 기계부품 등 기술력이 필요한 중소기업 품목을 상당수 즉시 철폐로 시장을 개방하기로 했다.

 

민감성이 높은 주요 농수임산물은 양허 제외 등으로 보호한다.

인도네시아 측 관심품목에 대해서도 이미 체결한 FTA의 개방 수준을 고려해 관세를 일부만 감축하거나 철폐 기간을 충분히 확보하기로 했다.

 

다만 경유(3∼5%, 즉시철폐), 벙커C유(3∼5%, 즉시철폐), 정밀화학원료(5%, 3년), 원당(3%, 즉시철폐), 맥주(15%, 5년) 등은 한국의 민감성이 높지 않아 이익 균형의 차원에서 즉시 또는 단계적으로 한국의 관세를 철폐할 예정이다.

 

서비스·투자 부문에서는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 대비 서비스 시장 개방 수준을 대폭 확대하고 한국 투자자가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할 경우 보호 수준을 높였다.

이를 위해 온라인게임, 도·소매 유통, 건설 서비스 등 한국의 관심 분야를 신규 개방하고 인도네시아 외국인 투자 지분 제한율을 개선했다.

 

과학기술·소프트웨어(SW)·로봇 등 고급 전문인력은 양국 간 원활한 이동이 가능하도록 하는 데 합의했다.

아울러 최혜국 대우 부여, 기술이전 요건 강제부과 금지 등 수준 높은 투자 자유화와 보호 규범을 확보했다.

 

양국이 잠재력이 있는 분야에서 협력을 촉진시킬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자동차, 문화콘텐츠, 인프라, 보건 등 세부 분야에서도 교역과 투자를 확대하는 동시에 공동연구와 전문가 교류 등의 논의도 진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양국은 기술적으로 남은 사안을 마무리한 뒤 연내 최종 타결을 선언할 방침이다. 이어 법률 검토와 영향평가, 국내절차를 거쳐 내년 상반기 서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명 뒤 국회 비준을 마치면 한·인도네시아 CEPA가 공식 발효된다.

 

한편, 양국은 지난 2012년 한·인도네시아 CEPA 협상을 시작했지만 입장차로 2014년 2월 제7차 협상 이후 후속협상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한국 방한을 계기로 정상 간 CEPA 협상 재개를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한 이후 지난주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제10차 협상을 통해 상품, 서비스, 투자, 원산지, 협력, 총칙 등 6개 협상 분과 모두에 대한 실질 타결에 합의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포토뉴스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대학교 학생상담센터에서도 마약 상담 가능… 식약처, 예방·상담 표준 매뉴얼 배포 식품의약품안전처는 4일 대학생들의 마약 노출 위험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대학 내 학생상담센터에서도 전문적·체계적인 마약 예방 교육과 상담을 제공할 수 있도록 ‘마약예방 교육·상담 표준매뉴얼’을 배포했다고 밝혔다.식약처는 최근 클럽·파티 문화 확산과 디지털 환경 변화 등으로 인해 대학생이 마약을 접할 ...
  2. 현대제철, 고급 철스크랩 확보에 1,700억원 투자 현대제철이 고품질 철스크랩 확보를 위한 대대적인 투자에 나선다.현대제철은 철스크랩 가공설비인 `슈레더(Shred-der)` 설비 도입 등 저탄소 원료 고도화에 오는 2032년까지 총 1,7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이번 투자에는 슈레더 설비 신규 도입과 함께 포항공장 및 당진제철소 철스크랩 선별 라인 구축 등이 포함된다.슈레더는 폐자동차&middo...
  3. 한화, 중동·아프리카에 K9·천무 솔루션 제안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가 수교 30주년을 맞은 중동·아프리카(MENA)의 주요 협력국 이집트에 2026년 본격 전력화된다. K9을 포함해 다연장 정밀유도무기 천무, L-SAM(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천검 등 MENA 시장의 맞춤형 솔루션도 이 지역에 선보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집트 카이로에서 1~4일까지 열리는 ‘EDEX 2025(이집트 방산 전...
  4. 가스공사, 남동발전과 개별요금제 천연가스 매매계약 체결 한국가스공사(사장 최연혜)는 12월 11일 대구 본사에서 한국남동발전(사장 강기윤)과 발전용 개별요금제 천연가스 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이날 행사에는 박성준 가스공사 영업처장과 강호선 남동발전 조달계약처장을 비롯한 양사 관계자 10여 명이 참석했다.이 계약으로 가스공사는 2027년부터 2036년까지 10년간 분당복합화력발전소 1.
  5. 석유화학 통상압력 고조… 정부·업계 “민관 합동 대응 강화” 정부가 9일 석유화학 업계와 간담회를 열어 글로벌 공급과잉과 주요국 수입규제 등 통상압력 증가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하며 민관 합동 대응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서울 한국화학산업협회에서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주재로 국내 주요 석유화학 기업들과 통상현안을 공유하고 대응 전략을 모색하는 간담회를 ..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